博學審問(박학심문)
카테고리
작성일
2015. 8. 24. 15:32
작성자
you. and. me.




-1편의 오타 및 릭의 대사를 일부 수정 하였습니다. (수정 날짜 2015- 08- 24)

-앵스트 물.

- 중, 장편소설 (5편)

-음악과 함께 하는 소설..일지도.






내가 그래서!!”

 

“... . 진정하고 말해봐. 그래서, 홀든가의 벨져를 만났다 이거지? 흐음... 보기 드문 일이로군. 역시 안타리우스와 검의 형제 기사단이 무언가 연관성이 있는 건가.”

 

그런 감상을 들으려고 이야기 하는 게 아니오!”

 

토니 리켓. 뭐든 다 아는 듯 한 서글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내 앞으로 스크램블에그가 담긴 접시를 내밀었다. 가만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래, 알고 있어. 하며 커피나 마시고 있는 그를 보니 답답하다.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소? 난 그 액자에 대해서도 잘 몰라. 단지 내가 당신이 실행한 계획에 잠시 협조하는 것뿐이지. 벨져 홀든, 그 다이무스란 자의 동생이 우연치 않게 날 만난 것도 이해가지가 않고.”

 

, 하는 소리와 함께 입속으로 스크램블에그를 한껏 퍼 넣었다. 계란 특유의 보숭보숭한 느낌과 함께 입 안 가득 약간의 짭조름한 맛이 퍼진다. 맛있네, 이거. 자꾸만 손이 가는 것에 이젠 베이컨도 먹어봐야겠다며 포크로 길쭉한 베이컨을 꾹꾹 찔러가며 S자 모양으로 포크에 베이컨을 꾸역꾸역 꽂아 넣어 한입에 삼켰다. 얇지만, 고기의 고소함이 입안에 퍼지는 것에 웃음을 지어버리니 재밌다 는 듯 웃는 토니 리켓이 턱을 괴고 이쪽을 쳐다본다.

 

“... , 언제쯤 이 지겨운 일들이 끝날지도. 모르겠고. 거기서 제키엘 이란 자를 만났어. 기억을 잃어버린 자들은 안타리우스라는 그저 모두를 뭉뚱그려 버린 단어로 불리는 것이 보통인데, 그자는 이름으로 불렸소. 그건, ... 기억을 잃지 않는데도, 안타리우스를 신봉하고 있다는 거겠지.”

 

잘 아는데 더 이상 내가 왈가왈부하며 설명할 필요는 없겠는걸. 웃으며 커피 잔을 들어 올린 그가 이내 도넛 박스를 어디선가 꺼내서 내밀었다. 그는 사람다루는 것 하나에는 능통하다. 모른 척 그가 내민 도넛 박스에서 도넛 하나를 꺼내 보았다. 설탕 시럽으로 뒤덮여 있는 도넛은 먹음직스럽기 그지없었다.

 

가만히 도넛을 들어 눈가에 맞추고는 동그란 구멍 너머로 토니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달처럼 밝은 무언가를 보았소. 아주 밝았지.”

 

차후에 검의 형제 기사단에 루사노 수도원에서 본 것들을 정리해서 보내 달라 해야겠지. 안타리우스에 대한 건 우리 쪽도 들어볼 이유가 있고, 또 점점 깊게 개입하는 기사단 쪽을 제지할 필요성도 있으니 말이야.”

 

의자와 바닥이 마찰하는 소리가 나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를 보고는 먼저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치고 중절모를 눌러쓴 그가 가지.’ 하고 식당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도넛 하나를 입에 물고 그를 따라 도넛박스를 든 체 나서니, 그가 웃으며 서류 하나를 내민다.

 

그래서 말인데. 부탁하지.”

 

?”

 

그럴 줄 알고 미리 써 놨는데, 당신만큼 빠르게 전달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나.”

 

“..........”

 

“Please."

 

참으로 정중하게 부탁한다. 나쁜... 입속으로 말을 감추었다. 그래도 그가 꽤나 맘에 드니까. 유일하게 대화가 통하는 자다. 이쪽에선.

 

"두고 보겠소. 보수는 도넛 3년 치 분 금액으로.“

 

저런. 1년 치.”

 

“2년 치.”

“1년 치 반.”

 

“...........좋소.”

 

순식간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에 혀를 찼지만. 그의 말 재주에는 따라 갈 자신이 없다. 도넛을 입에 다시금 물고는 서류 봉투를 잡았다. 보지 못하게 실링왁스로 찍어놓은 붉은 도장에 들어간 문양을 매만지다가 좌표는? 하고 서류를 품에 갈무리 하며 물었다.

 

기사단이지.”

 

간단하게 좌표를 말해주곤 그가 중절모를 고쳐 쓰며 말했다.

 

기억해 둬.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 같으니.”

 

그를 다시 볼 수 있는 건가. 하며 나도 모르게 들뜬 마음에 도넛 하나를 입에 다 쑤욱 밀어 넣었다. 잘 전달해야지. 서류를 품속에 토닥거리고 있자니 무언가 들킨 듯한 마음에 그의 목소리에 반박을 하려 입을 오물거렸지만, 입속의 도넛덕분에 말문이 막혔다.

 

조금은 핑계가 된 것 같아 안심해 버리는 내가 우스웠지만.. 과장되게 읍읍 소리를 내며 항의 아닌 항의를 하려 애쓰는 척 하자 그가 웃으며 그럼 먼저 가보겠네. 하며 거리의 인영들 사이로 녹아들 듯 사라졌다.

 

... 그럼 가볼까.”

 

골목 어귀에 숨어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이쪽을 신경 쓰지 못하는 것을 확인 하고 나서야 게이트를 열었다. 푸른빛이 골목을 번쩍이며 우주를 펼쳐도. 자신의 할 일이 바쁘다는 듯. 그렇게 자신의 길만 걸어가기에 급했다.

 

“........”

 

왔는데... 이건마치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그 거대한 저택이랑 전혀 다를 바가. 아니 표현하자면 더 큰 것 같아.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 몰라서 입구 앞을 서성이니 어느새 기사단 복인지 같은 제복을 한 자가 두 명이나 튀어나와 소속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사람을 만나러... 서류를 건네 줘야 하는 터라.”

 

. 보내시는 분 성함을 말씀해 주시고, 받는 분의 성함도 말씀해 주시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뭐랄까, 그의 얼굴을 볼 구실이 갑자기 사라지니 마음이 다급해졌다. 표정도 점점 굳어 나도 모르게 딱딱한 음성이 앞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직접 전해야 하는 것이오.”

 

죄송하지만, 외부에서 누군가 올 거란 별도의 연락이 없기 때문에 타지 인이나 외부인 출입은 불가합니다.”

 

. . . . . . . .”

 

무력을 행사하길 원하십니까.”

 

제법 세게 나오는 것에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이쪽을 너무 만만히 보는 것은 아닌지. 별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데에 이 능력을 쓰고 싶지 않지만, 구태여 쓰러트리고 넘어가라는 듯 한 말투에는 기사의 도리로 응해줄 수밖에.

 

그만해라. 네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듣기 좋은 미성.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리니 산책을 나온 건지 가벼운 셔츠 한 장 차림의 복장을 한 그가 보인다. 그래도 그 복장마저 단정해 흠잡을 곳이 없었고, 언제든 준비가 된 검 두 자루는 항상 옆에 차고 다니며 언제 발도 될지 모르는 그 검의 손잡이에는 손이 올려 져 있었다.

 

벨져 경.”

 

자세를 곧게 하고 경례를 하는 폼이 능숙하다. 그러나 어딘가의 한 구석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는 그 손끝이란. 기사단 안에서 그의 존재를 가늠케 하는 행동이었다. 구김하나 없는 행동.

 

능력자와 비 능력자를 구분하는 눈을 키우지 못하다니. 수석도 별건 아니군.”

 

세상에. 수석 기사단이란 말인가. 수석이라면 그래도 대단한 것인데... 그의 일침에 기사는 다시금 크게 실례했습니다!’하며 자세를 고수했다. 그는 내 손님이다. 들여보내도록. 하고 말을 마치며 가볍게 몸을 돌렸다. 그가 양쪽으로 늘어진 정원 중앙의 커다란 벽돌 길을 따라 기사단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것을 보고, 문이 열리자마자 그를 따라가기 위해 조금 급한 걸음으로 달렸다.

 

“... 걸어라.”

 

길가에 갑자기 멈춘 그 덕에 나는 느릿한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 갈 수 있었다. 나름의 배려에 제법 감탄하고 그의 옆에 나란히 걸었다. 할 말이 없어서 서먹하게 걸어 가다가 이내 무언가의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근처 경관이 제법 아름답소. 정원을 신경 쓴 듯한데.”

 

“... 그런가?”

 

정말 잘 모르겠다는 건지... 아니면 단순한 말을 받아치기 위한 수식어 정도에 불과한 건지 구분가지 않게 그가 미세하게 입 꼬리를 올렸다.

 

정말이오. 구조에 상당히 신경을 쓴 것이 티가 나는걸. 누가 설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단하군,”

 

칭찬. 고맙다.”

 

별말씀을. 그렇게 말하려 하니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에 설마 하며 그를 돌아보았다. 그가 어느새 이쪽을 마주 보고 있는 것에 살짝 눈을 크게 뜨고는, 빠져들 것 같은 눈동자를 자꾸만 주시했다.

 

내가 설계했으니.”

 

. 도넛이 든 상자를 떨어트려 버렸. 순간적으로나마 정말 기분 좋다는듯 입을 제법 휘어보인 그.  떨어진 상자를 인지하지도 못한 체 그를 쳐다보기만 하니 그가 아래쪽으로 시선을 준다. 시선을 따라 내리니 바닥에 잔뜩 뒹굴고 있는 도넛들이 보여 어어 하며 당황스러운 시선을 주자 벨져가 저택의 입구 앞에 서 있는 메이드에게 가볍게 치우라고 지시하는 것을 보았다.

 

손님이니까. 신경 쓰지 말도록.”

 

그는 보통 거들먹거리는 그런 귀족과는. 다른 게 분명하다며, 마음속에 한 응어리가 조금씩 커져 가는 것도 모른 체 그의 말에 웃으며 고맙소.” 그렇게 대답하였다.

 

갈까.”

 

그가 장갑을 벗고 손을 내미는 것에, 그 투박한 손을 다시 잡았다. 주변에서 놀란 듯 한 눈으로 벨져의 손을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그때까진 눈치체지 못했다. 그 손의 의미를.

 

도넛을 치우는 메이드를 지나쳐 입구 앞에 들어서자 일제히 집사들과 메이드 들이 인사 하는 것에, 조금 놀란 눈을 해 보였다. 이게 귀족들이 사는 방식이구나.

 

, 벨져님. 안쪽에 공자님 한분이.”

 

아아.”

 

그의 서제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벨져에게 살갑게 인사하는 공자라는 그자에게는, 장갑을 벗지 않은 손으로 인사를 한 채 , 조심스럽게 내 손을 놓는 그.

 

그 조그만 인사의 차이에서도.

 

마치, ‘넌 다른 사람과 달라.’ 그렇게 말하는 듯 한 그 장갑 한 장의 차이에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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