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學審問(박학심문)
작성일
2021. 8. 8. 19:20
작성자
you. and. me.

이 책은 Yes24 서평단 합격을 통해 제공 받은 책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가슴을 뛰게 하는 건 꿈과 사랑일 것이다. 웹툰으로도 유명했고,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좋아하면 울리는>에서는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왔다. 바로 스마트폰에 '좋알람' 앱을 설치하면, 반경 10m 이내의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 앱에 뜬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말이 없더라도,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혹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기 전, 염려하던 부분이 있었다. 학교에서 떠돌기 시작하는 '전염몽'은 일종의 아이들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찌 되었든, 전염몽에 걸려 잠에 빠져들면 적어도 누군가 꿈속에서 자신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이니까. 누군가를 꿈속에서 떠올리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겨우 꿈 속에서 잠깐이나마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타인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사람처럼 취급될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즉, 사랑이 인기의 '지표화' 되는 것을 걱정했었다.

 

책 <꿈에서 만나>에서는 오히려 사랑의 '지표화'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 대해 떠올릴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 마음이 표지의 색과, 아이들의 표정처럼 따듯해지는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여 주인공인 니나는 혼자 자신을 키워온 워킹맘인 엄마의 조언에 따라 더 열심히 공부하려 하고, 열중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맡아 왔던 학생회 임원으로서의 일을 어거지로 맡게 되어 당황하려던 찰나, 학생회장인 남학생에게 도움을 받게 되며 기류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회장의 관심 어린 접근이 귀찮고, 어색하기만 했던 니나는 학생회장과 나누는 대화에서조차 서로가 맞지 않음을 느끼곤 언짢아했다.

 

"너한테 중요한 일이 뭐냐고. 전교 1등 하는 거?"

"당연한 거 아냐?"

"슬프다."

-36p-

 

회장이 중요한일이 무어냐 물어봐도 오로지 성적에 대해서만 집중했던 니나의 삶은 이 질문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째서 회장이 자신이 결정한 중요한일에 대해 슬프다 결정지어 버린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했던 니나는 점점 회장의 이름까지 궁금해하며 회장과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애쓴다. 그 이전까지의 니나는 오로지 공부에만 관심이 있고, 선생님이나 학우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기에, 이런 모든 것들이 회장에게도, 니나 본인에게도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말해 봐. 너한테 중요한 게 뭔지. (중략)"

"(중략) 나한테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걸 하는 거야. 그리고 내가 원하는 걸 내가 정하는 거야. 그게 제일 중요해."

-51p-

 

 

그렇게 결국은 학생회장은 '전염몽'에 걸리게 된다. 과연 니나 또한 '전염몽'에 걸리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에 대해 알아 갈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학창 생활을 돌아보았다. 정말 내가 원했던 길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종의 숙제였는지. 또, 학생 때에 한 번쯤은 가질 수 있었던 두근거리는 연애 감정에 대해 이렇게 부드럽고 온화하게 담아본 적이 있는지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책의 마무리 또한 열린 결말이다. 사실 '전염몽'이란 것은, 꿈에 상대방이 나오기만 한 것에 기인해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지, 어째서 상대방이 꿈에 나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점들이 청춘이 겪어볼 만한 고민거리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좋다는 것과 싫다로 구분되지 않는 감정선을 비밀스럽게 간직한 상태로 서로에 대한 꿈을 꾸는. 그렇게 단둘이 학교에 남아 서로 쳐다보는 책의 첫 페이지 그림이 아직도 선명하게 뇌에 떠올려진다. 가볍게 청춘의 사랑에 대해 떠올려 보기에 정말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