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책 서평은 Yes24 서평단 신청 합격을 통해 받은 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해서 여러분은 알고 있는가? 혹은 유크로니아에 대해서는 아는가? 이 두 가지에 대해 모르더라도, SF라는 장르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SF 장르는 생각보다 더 딱딱하거나, 광활한 우주를 떠올리게 하며,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SF에 대해 사람들이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를 통한 가상 현실 세계의 행동에 사람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2009년에 개봉했던 영화 <아바타>가 가장 이해가 쉬울 것이다. 영화는 먼 미래의 지구 에너지 고갈로 인해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가 '아바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타 행성의 원주민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또한 최근 들어, 네이버에서 만든 <제페토>는 2018년에 출시하여, 기존과는 색다른 증강현실 기반의 3D 아바타 세계를 만들었다. 제페토에서는 사람들은 국가를 초월하고, 시간을 초월하며, 넷상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환경들에서 서로 가상의 캐릭터로 사진을 찍거나, 현실의 물품들이 실제 제페토에 모델링 되어 입어볼 수 있는 기능까지 구현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영향력은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가 품는 궁금증에 대해 답을 내려준다.
SF소설의 작가이면서 기획자인 윤여경 작가의 신작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더 나아가 죽은 자와 산자의 감정과 감각이 오가는 사랑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낸다. 처음 메타버스 내지는 유크로니아 배경의 소설에 대해 읽는 사람은, 이 책의 시간 선에 대해 혼동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점이 바로 작가가 의도하는, 시간과 공간이 초월하는 무궁무진한 세계를 그려내기 위한 부분이라는 것을 책 속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류은우'를 통해 이야기한다.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에서 주인공인 류은우는 또 다른 주인공인 아리의 옆집에 사는 아이돌이었다. 류은우는 병으로 인한 자신의 죽음에 대해 힘들어하고 있었던 와중, 자신의 옆집에 사는 아리의 생일파티 모습을 건너보고는, 아리에게 점점 사랑이란 감정을 싹 틔우게 되었고, 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 전. 자신의 모든 성격이나 대화 방식들을 거대한 데이터로 만들어 가상의 인물이자 곧 자신인 '은우봇'을 통해 아리와의 사랑을 발전시킨다.
책 첫 머리글에서 아리는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정말 평범한 여고생이라 나왔지만, 집의 환경이나, 자신의 옆집에서 사는 남자인 은우의 죽음에 대해 보게 되는 주인공으로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오히려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유학을 위한 비용으로 죽은 은우와의 영혼약혼식을 하는 대가를 받기로 하며 두 사람의 직접적인 만남은 시작된다. 영혼약혼식 이후 죽은 사람이었던 은우의 형상이 보이고, 집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시시각각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대해 처음에는 두려워했지만, 비록 그것이 죽은 사람인 '은우'를 빗대어 나타낸 인공지능 은우봇이더라도 자신에게 부드럽고, 천천히 다가오며 사랑을 일깨워준 은우에 대해 같은 사랑을 피어나가게 된다.
나는 '우리의 이야기'를 열어 아무 쪽이나 펼쳤다.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은 다르지만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를.
-220p-
작중에서 은우는 다음과 같은 말을 반복해서 아리에게 말한다. "우리가 머무는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의 마음이 연결되었다는 게 중요하지."
아리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 죽은 자와의 관계를 이어간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너무나도 무섭고, 두려워했던 감각이 페이지마다 고스란히 느껴졌었다. 그러나 아리는 은우와 똑같이 생긴 은우의 사촌인 '휘'를 만나고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사랑했던 건, 은우를 닮은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대체할 사람이 아닌, 온전한 은우 그 자신이란 것을.
휘는 나의 팔을 잡았다. 은우가 잡았을 때처럼 부드럽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그가 다른 사람이란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 129p-
작가와 출판사는 곧 책 띠지에 QR코드로 류은우가 마치 실존하는 인물인 것 처럼 느낄 수 있도록 책의 노래를 그대로 뮤비로 만들어 재현했다. 또한, 은우가 아리에게 불러주는 모든 음악은 실제 곡들을 바탕으로 쓰여, 궁금증을 유발한 독자가 스스로 검색을 해, 이것이 정말 사실일까 혹은 소설의 허구일까 하는 의문과 혼란을 통한 흥미를 불어 일으킨다. 즉, 어렵게만 느껴졌던 SF장르에 대해 사랑이란 감정을 통하여 독자가 자연스럽게 장르를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가는 한 매체의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쓰는 현재가 곧 미래다." 라고. 어쩌면 이러한 죽은 자와 산자가 만나 감정을 공유하고, 하나의 정서를 탄생시키는 과정들은 곧 우리가 마주할 미래이며, 현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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