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에서 카지노 쓰면 계정 정지라.. 심장이 떨려서 제목을 열심히 꼬아서 내 보았습니다.
- 티엔 마틴. 거물급 인사 티엔과 잘나가는 딜러 마틴의 이야기!
- 2편 수위로 끝날 예정입니다.
“베팅, 시작하겠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들리는 특정 간격의 돈 쩔렁거리는 소리. 슬롯머신들의 낮은 탁탁 소리가 요란하게 입구 주변에서 울려 퍼진다. 3개의 그림이 맞춰질 때마다 터지는 함성, 혹은 3개의 그림이 엇갈렸을 때 들리는 아우성. 룰렛이 돌아가는 규칙적인 소리와 함께 그 위로 작은 플라스틱 구슬 하나가 도르르 거리며 돌아간다. 테이블마다 한 명씩 배치된 *딜러들은 손님들의 반응에도 약간의 미소를 띤 표정을 잃지 않으며, 능숙하게 카드를 뒤섞기 시작한다. 이 화려한 사람 중에서도 더욱더 주목받는 사람들이 통하는 붉은 커튼 안쪽의 은밀한 공간.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공간인 만큼 조용해야 할 그곳의 분위기가 어딘가 어수선한 것에 딜러들이 간혹 시선을 힐끔거리며 커튼 안쪽을 주시했다. 아주 잠깐뿐이지만.
“큰일이야. 제법 게임 좀 해본 딜러인데 자꾸 *콜드로 가네.”
무전기 너머로 한숨을 푹 쉬며 대답하는 *핏 보스는 떨리는 눈으로 VIP 테이블 한쪽에서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한 손의 손등으로 한쪽 볼을 삐딱하게 받치며 감흥 없는 표정으로 카드를 바라보며 *칩을 배팅하는 손님을 바라보았다. 그가 낀 손에 딱 맞는 가죽 장갑이 칩을 밀어내며 자신이 원하는 곳에 배팅할 때마다 딜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며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뒤집고 이내, 자신의 패배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뱅크 손실이 더 커진다. 다급해진 그는 서둘러 손님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약간의 암호가 섞인 말로 무전기 너머의 사람에게 저 뜨거운 플레이어는 누구인지를 캐물어 보기 시작했다.
[나타난 건 얼마 되지도 않은 *소프트 플레이어인데. 이름이 뭐더라... 이 근방 일대에서는 꽤 유명한 것 같더라고요. 손 한쪽씩에 검은색과 하얀색 문신을 한.. 이름이... 아! 티엔! 티엔 정이라고 했습니다.]
“*소피? 맙소사.”
해본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저 정도라니. 조급함이 밀려온 핏 보스는 결국 자신이 가진 최고의 조커를 꺼내 들었다. 해당 게임의 마지막 판까지 승승장구하며 눈빛조차 변하지 않는 제법 큰 체구의 동양인을 바라보며.
“어트렉티브. 불러와. 잃은 돈은 다시 찾아야겠다.”
*딜러-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는 테이블에서 카드를 섞거나 칩스를 배팅하는 일종의 도우미 역할.
*콜드 딜러- 게임에서 지고 돈을 잃는 딜러. (해당 카지노의 수입을 줄이는 딜러,)
*핏 보스- 딜러들을 관리하고, 일정 공간을 관리 감독하는 사람.
*칩(칩스)-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화폐 개념. 색에 따라 크게는 십만 원, 작게는 천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뱅크- 카지노의 중심부. 혹은 카지노의 현금보유 금액 수를 일컫는 말.
*소피- 처음 게임을 플레이해 보는 사람.
2.
“오늘 휴무라고 말씀드렸는데.”
“한 번만 부탁해. 이러다가 이쪽 돈 거덜 나게 생겼다고. 판 하나에 걸린 칩스면 네 집 3채는 살 수 있는데.”
마틴은 그 말에 눈을 깜빡였다. 어쩐지 창문 아래로 내리쬐는 브라운 톤의 눈이 좀 더 생기 돋치게 반짝인 것은 착각일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을 둘둘 둘러싼 침대 시트를 천천히 벗어 내리며 마틴은 느릿하게 옷장 문을 열었다. 한쪽 어깨에 삐뚜름하게 수화기를 걸치고서, 여유롭게 무엇을 입고 갈지 고민하는 그의 뒷모습은 여유가 넘쳤다. 방금 막 자다 일어난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제법 찰랑거리는 약한 반 곱솔의 머리카락에 가려진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진한 미소 한 조각이 걸쳐 있었다.
“일당은 3배로 주셔야겠네요.”
지금 가죠.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옷걸이에 걸려 있는 새 유니폼을 꺼냈다. 그의 손에 들린, 살짝 달라붙는 느낌의 검은 정장 바지와, 그와 어울리는 검은 나비 리본. 그리고 하얀 셔츠와는 다르게 타들어 갈 듯 붉은 비단에 화려한 수가 놓인 베스트를 흡족하게 몸에 대 보며.
3.
마틴 첼피. 라스베이거스에서 이 딜러를 모른다면 간첩이라는 소문이 들 정도로 꽤 유명한 딜러 중 한 사람. 볼에 난 주근깨가 제법 귀엽다 생각되어 여성의 인기도 차지하고 있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부유한 남성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이유는 오직 하나. 탁월한 게임 실력이었다.
승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그의 게임 실력에 사람들은, 나머지 20%의 패배율은 분명 그가 봐줘서 그런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 이런 소문이 마틴, 스스로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가 없다. 마틴은 꽤 그 소문에 흥미로운 감정이 생겼다. 다 맞는 말이니까. 패배와 승리, 그 모든 것은 자기가 조절할 수 있으니까. 자신은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거나,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 능력은 게임에서 아주 유용했고, 이 능력을 사용하면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자신은 돈을 벌고, 상대는 웃음을 찾을 수 있고. 너무 돈을 많이 잃어버린 손님에게는 간혹가다 ‘져 주는’ 서비스를 실행해 주면, 분명 다시 찾아올 테니. 유니폼이 들어있는 가방을 조수석에 두고는 자가용 운전석에 몸을 실었다. 손에 찬 메탈 재질의 롤렉스 시계가 자신에게는 꽤 때 이른 점심 12시를 가리키는 것에 한숨을 푹 쉬며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한 정장과, 자신의 눈과 꼭 맞는 브라운톤의 구둣발에 지저분한 것은 묻어있지 않는지 한 번 더 확인한 후 천천히 액셀러레이터를 밟기 시작했다.
“소피인데, 소피가 아니라...”
그래 봤자, 어차피 이기는 건 나일 테니까. 여유로운 표정과는 달리 그의 발에는 점점 힘이 실렸다. 서서히 속도가 올라가는 차량이 오히려 그의 진짜 심경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한시라도 빨리 그 대단한 거물을 보고 싶다는.
4.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차가 좀 막혀서요.”
사실은 한 발 빼느라 늦은 거지만. 나보다 강한 상대에게 이기고 싶은 본능적 욕구가 솟구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단이 뻐근해져 와 차 안에서 급하게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손 한가득 흥건히 자리 잡은 불투명한 액체가 손가락 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무심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물티슈를 꺼내 손가락 하나하나, 섬세하게 닦아내었다. 티슈는 아무렇게나 창문 밖으로 던져버려서 어딘가 굴러다니고 있겠지. 핏 보스의 닦달에 미간을 좁히며 아무렇게나 ‘네네, 알겠어요.’ 하고 대꾸해 준 뒤 새 유니폼을 쇼핑백에서 꺼내 입자 핏 보스가 제법 재미있다는 듯 품속에 들어 있던 만년필의 꼬리 부분을 입술에 대며 웃어 보였다.
“그런 것치곤 꽤 준비했는데? 흥미가 생겼나 보지?”
“그래 봤자, 제가 이길 건데요 뭘.”
“글쎄. 오늘 들어간 애도 결코 못하는 애는 아니었어. 네가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내기라도 할까요?”
나비 넥타이를 목에 두르고 웃으며 핏 보스를 바라보자 핏 보스 또한 딜러의 본능이 살아 움직이는 듯 얼굴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가 이길지, 손님이 이길지. 어디에 거시겠어요?”
그리고 핏 보스는 자신 있는 내 표정에 미간을 좁히다가 결국은 손님이 이긴다에 조심스럽게 내기를 걸었다. 마틴은 후회하지 않겠냐는 말과 함께 무엇을 걸 거냐는 핏 보스의 역 물음에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한 달간 무료로 카지노 봉사라도 해드리죠! 뭐. 돈 두둑이 벌어올게요.”
5.
“딜러가 바뀌었군.”
“오늘 딜러가 상태가 좋지 않아 손님의 재미를 떨어트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상관없다.”
아직 정장 재킷에 때지도 않은 휴교 보스 로고에 시선이 잠깐 갔다. 처음 보는 순간 마틴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어딘가 우스워 보이면서도 꽤 만져보고 싶은 검은 눈썹이었다. 사람 눈썹이 어떻게 저렇게 날 수 있담. 그래도 손님이니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그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사과의 말을 건넸다. 속마음은 ‘이제 네 돈은 내 돈이 될 것입니다.’지만. 검은 눈동자가 이쪽을 주시하는 것에 저절로 침이 삼켜졌다. 딱 봐도 근육질의 몸. 오히려 단정하게 매어진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조금은 나른해진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상한 욕구가 솟구치는 것에 눈을 잠시 깜빡인 마틴은 테이블 위에 전 판의 게임을 보여주는 카드들을 눈으로 훑어보다가 이내 아무렇게나 카드를 끌어모았다.
“셔플 하겠습니다.”
전형적인 블랙잭에 무슨 이렇게 큰 판돈이 걸린 거지. 완벽한 숫자 9를 이루는 에이스 카드와 하트 킹 카드. 반대로 딜러 쪽에선 꽤 고심한 흔적이 보이지만 고작 해 봤자 숫자 8에 겨우 멈췄을 뿐이었다. 짐짓, 전 판에는 관심도 없다는 것처럼 카드를 모아 천천히 반으로 갈라 섞기 시작하자 남자의 눈빛이 이쪽을 주시하는 게 느껴진다.
“여기선 그나마 제법 하는 사람인 건가.”
“카드 섞는 것만 보셨습니다만.”
손 끝에 굳은살을 주시하는 그의 눈길에 마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손끝을 바라보았다. 칩을 하도 만져서 칩 모양대로 조금 파여 들어간 손가락의 굳은살들. 제법 예리한 눈을 가진 남자구나.
“마음에 든다.”
“예?”
“내기 하나 할까.”
그의 말에 마틴은 실소했다. 내기라면 이미 핏 보스와도 한번 꽤 대담한 거액의 대가를 걸고 온 참인데. 카드를 섞어 테이블 중앙에 내려놓고는 테이블을 양 손바닥으로 누르듯 지탱시키며 손님에게 웃어 보였다.
“딜러랑 내기라니. 대담하시는군요.”
“이기지 않는 내기는 하지 않는 주의라서.”
“저 또한 마찬가집니다.”
손님의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의외의 단어를 내뱉었다.
“게임에서 내가 지면 뭐든 들어주지. 대신 내가 이기면.”
내 침대 밑으로 들어와야겠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마틴의 턱을 부여잡고 무심하게 바라보는 손님에게 마틴은 웃어 보였다.
“게임 시작하죠,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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